"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의 유명대사, 기억하십니까?
공자도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 이라 했습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 미치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죠.
많은 개발자들이 경력을 시작한 2~3년 후부터는 공부와 담쌓기 시작하는 것을 생각하면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도 보통의 사람들과 차이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 되겠습니다만, 좋아할 수 없다면 결국엔 세월과 매너리즘의 벽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하는 모든 수고가 즐거움인 것처럼, 좋아하는 분야를 익히고 연마하는 것 역시 즐거움일 것입니다(반대로, 사랑하지 않는데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연애를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끔찍합니까!).
가끔 이 바닥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스스로가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막일(?)다운지를 푸념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제 기분이 크게 상합니다. 성악가들은 단 하루의 공연을 위해 몇주, 몇달동안 같은 곡을 연습합니다. 곡만 연습하면 그래도 낫지요. 발성 연습과 같은 기초 연습도 끊임없이 해야합니다. 소설가들도 한 페이지를 완성하기 위해 몇 페이지를 찢어냅니까?
어떤 분야도 항상 창조적이고 도전적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단조로운 훈련이 예술가를 더 창조적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까지 합니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프로그래밍 자체가 즐거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컴파일을 성공시켰을 때의 환희는 더 이상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아름다운 코드를 읽으면서 또 쓰면서 느낄 수 있는 그것은, 프로그래밍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감흥입니다.
누가 뭐래도, 프로그래밍은 즐거운 것입니다. 이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맛보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프로그래밍을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이 줄어들겠죠?
추신 : 회사에서 테스트 개발자를 뽑는다고 합니다. 프로그래밍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이 지원하시면 좋겠습니다. ^^
성악 이야기가 참 와닿네요.
답글삭제"어떤 분야도 항상 창조적이고 도전적이지는 않습니다." 정말 공감합니다.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당.
@codewiz - 2008/03/16 17:54
답글삭제감사합니당 codewiz님 ^^.
저도 반성하고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겠네요..
답글삭제@미친병아리 - 2008/03/17 23:57
답글삭제ㅋㅋ 제 자신에게 맨날 부딪히는 매너리즘에 맞서 즐프하라고 쓴 글입니다.^^